제가 어릴 적에 청개구리처럼 하도 어머니의 말씀을 안 들으니까 하루는 어머니께서 청개구리 모자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옛날에 엄마 말씀을 죽어 라고 안 듣는 청개구리가 있었답니다. 엄마 말씀을 안 듣는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대로 하는 녀석이었다고 합니다. 동으로 가라고 하면 서로 가고, 집에 들어오라고 하면 안 들어왔습니다.
집에서 나가라고 하면 안 나가고 집에 있고 그랬다고 합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진짜 나쁜 녀석입니다. 엄마 청개구리가 진짜 착한 것 같습니다. 이런 녀석을 아들이라고 내쫓지 않고 놔뒀으니 말입니다. 결국 엄마 청개구리가 병에 걸려 죽게 됐습니다. 엄마 청개구리가 아들 청개구리에게 유언을 남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 해봐도 아들이 또 자기가 말한 것과 반대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죽은 다음에 청개구리가 사는 동네인 개울가에다가 자기를 묻어 달라고 하면 분명히 산에다가 묻어 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 청개구리는 아들에게 자기가 죽은 다음에 자기를 개울가에 묻어 달라고 했습니다.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의 마지막 유언을 들은 다음에 자기가 정말 잘못했구나 깨닫고, 엄마 유언대로 개울가에 엄마를 묻어 드렸습니다. 그래서 비만 오면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 갈까 봐서 청개구리가 그렇게 운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어린 마음에 어찌나 반성을 하게 되던지요. 그래서 “앞으로는 엄마 말씀을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돼야겠구나.” 그리고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면 개울가에다 묻어 드려야겠구나.” 엉뚱한 결론을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 안광문 목사 –